조선일보 창간 기자였던 월탄 박종화는 역사소설의 대가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았다. 학예면 기사와 외근 기자가 전화로 불러주는 기사를 쓰던 그는 ‘아래 아’(ᄋᆞ) 사용 문제로 당시 편집국장과 마찰을 빚고 입사 3일 만에 퇴사했다. 기자를 관뒀지만 박종화는 조선일보 지면을 작품 발표의 무대로 삼았다. 시 「세기고(世紀苦)」를 조선일보에 발표하는 등 시인으로 명성을 얻은 그는 ‘민족과 역사를 떠난 문학은 있을 수 없다’는 신념으로 역사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갑자사화를 소재로 한 「금삼(錦衫)의 피」(1936년)를 발표하고, 「임진왜난」(1954~1957)과 광해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자고 가는 저 구름아」(1961~1965) 등을 조선일보에 연재했다. 특히 1969년부터 1977년까지 연재했던 「세종대왕」은 무려 2456회에 이르러 정열과 필력을 아낌없이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