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1996
백석기자

미남으로 이름난 시인 백석(본명 백기행)은 조선일보와 인연이 깊었다. 중흥 사주(社主) 계초 방응모와 고향(평북 정주)이 같았고, 그의 아버지는 초창기 조선일보 사진부 주임을 지냈다. 방응모가 만든 이심회 장학생이기도 했던 백석은 일본 유학 후 조선일보 출판부에서 잡지 『여성』의 편집을 맡는 한편, 조선일보에 외국 문학작품 등을 번역해 실었다. 1935년 「정주성」을 발표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고, 그 해 12월 한정판 처녀 시집 『사슴』을 냈다. 윤동주가 필사해 간직했다는 그 시집이다. 퇴직과 복직을 반복했던 백석은 1939년 말 결국 만주로 떠났다. 그곳에서 소작인·광부 등을 전전하면서도 주옥같은 시들을 지었다. 광복 후 평양에서 조만식의 통역비서로 일한 백석은 고향에 남는 길을 택했다.